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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차거운 바람도 시원할때가 있다 
한시간 반가량을 뛰다보면 두터운 겨울외투속의 속옷은 처참히 젖어서 
살갖을 마찰시켜 벌겋게 화상을 입힌다 
5층거인 
얼어죽은 빨래들이 죽은 빨래줄에 유령처럼 기어다닌다 
20여분이나 늦게 시작했기에 그맘쯤 다 돌렸어야할 신문이 
한뭉큼이나 더디게 남았다 
504호… 
여전히 아침엔 졸고있다 
신문을 달랑거리는 출입문의 목으로 비수처럼 꽃아놓았다 
이곳만 오면 현기증이 난다 
허기도 유난히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아직 14살도 체 벋어나지못하고 숨만 흘떡거린다 
403호…203호… 
갑자기 뒷들미를 누군가 낚아챈다 
뒤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주먹하나가 안경을 밀치고 냅다 들어온다. 
멍하니 메아리만 헐덕이는 내숨과 하모니를 이룬다. 
"이쌔끼.. 니가 그랬지?" 
아득하다.. 
"이 도둑노무 쎄이.. 니같은 놈 때문에 내가 세빠지게 우유 처넣고 
소장 아가리에 번돈 다갖다 바친다 이 좆같은 쎄끼야!!" 
녀석의 아가리의 똥물같은 침이 내얼굴로 쏟아진다 
나는 어느새 두손을 모으며 빌고있다 
"아저씨 나는 안그랬심도…진짭더.." 
"이쎄끼가.. 여서 신문 처넣는 놈 니빠이 더 어딨노?" 
이번엔 손바닥이 얼굴을 강간한다 
작은 소란때문에 2층의 집주인들이 고개를 디밀며 한마디씩 내뱉는다 
"아저씨 새벽부터 와이라는교? 시끄러버 죽겠네.. 나가서 하소 좀.." 
203호에서 아주머니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아유.. 날마다 우유가 없어진다했더만 저놈의 자식이 그랬는구마..' 
그뒤로 빼꼼 내미는 한녀석이 있다 
니미랄.. 그놈은 우리반에서 날 제일 싫어 하는 놈이다' 
녀석도 적잖이 놀랐는지 잠시 보더니 문을 닫고 사라진다 
난 나도 모르게 설푸른 독기가 올랐다 
아득히 달려더는 살냄새를 뒤로하고 멱살잡은 손목을 물어 뜯었다
+1
방정아 추천: 81 비추천: 0
꿈과 같은 이야기이네요
왠지 인환님의 실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하게 되네요

세상살이의 어이없음과 황당함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독기 하나로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것으로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문득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2004.08.21 20:54:59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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