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답한 내용이 많이 각색되어 부끄러운 내용이 많습니다만 2000년 당시의 내 생각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 같아 그냥 올립니다
‘삶. 일상. 미술’전 방정아 작품세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8월6일까지 열리고 있는 구상미술 ‘삶. 일상. 미술’전에서 우리는 낯설지만 친근함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날 수가 있다.
자신의 삶을 주제로 한 방정아의 작품은 원색적이지만 자극적인 모습은 좀처럼 엿볼 수가 없다. 한 여름날 집안에서 편안히 낮잠을 즐기는 모습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민중들의 삶, 보편적인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방작가는 “언제나 계기는 나로부터 시작하지만 그 결과는 인간의 보편적 특징으로 마무리 된다”며 “과거에는 사회문제 중에서도 주로 권력관계를 묘사했다면, 지금은 사소한 것들로부터 소재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주부로서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에서는 유별난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김성룡(화가)씨는 방 작가의 작품에 대해 “사회심리학적 일탈의 여성들은 제도 속에 가리워진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방어적 탄력이 붙어 있으며, 이 세계를 증언하거나 고루한 일상의 이면에 내재된 진실을 들추어낸다”면서 “친근하면 평범한 일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그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여운이 있으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하고자 하는 희망을 얘기하면서 “과거에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라면 지금은 재 주변 얘기를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그림을 보는 층이 상류층이라는 딜레마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 부산 청년미술인회에서 활동을 했던 작가는 서울역 전시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면서 “회화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만화나 출판에서도 작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닌 것 같은데...’라는 것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작가는 오늘의 현실에 대해 “경제적인 가치가 중요시 되면서 화가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 아쉽다”며 화가의 역할을 새삼 강조.
방 작가는 대전을 기차 타고 가면서 우동 먹고 가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미술관이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라고 말했다.
<열>
대전종합신문 200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