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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금사공단 예술지구 P '공장 속 예술놀이터'] 만지고 느끼고 만들고… 아이들, 예술과 소통
Name 부산일보 김건수
link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5130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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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금정구 회동동 금사공단 내 복합문화공간 예술지구 P가 마련한 미술체험 프로그램 '공장 속 예술놀이터'. 아이들이 공장의 외부를 자신만의 색깔로 채색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어?"


공장들이 몰려 있는 부산시 금정구 회동동 금사공단 일대에서 탄성들이 터져 나온다. 진원지는 복합문화공간인 예술지구 P. 지금 '공장 속 예술놀이터'라는 이름의 어린이 미술체험 교육이 한창이다. 지난 2일 시작해 이달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프로그램의 현장을 지난 9일 직접 찾아가 봤다.

도화지에 드로잉 팽이 돌리자 꼬불꼬불 재미있는 문양이 스타킹에 공 넣고 늘어뜨려 종유석 같은 '뭉글뭉글 밀림' 6면 사방에 오목·볼록 거울 다양한 형상 뒤섞여 환상적



■온몸으로 오감으로 느껴볼까


야외 마당에서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 짧은 펜촉에다 가느다란 골판지를 감아 팽이를 직접 만들고 있다. 바닥에 마련된 큰 도화지에 팽이를 돌리자 이내 재미있는 문양이 그려져 나온다. '드로잉 팽이'다. "와우, 엄청 신기한데!" 꼬불꼬불한 운동의 흔적에 아이들은 신이 나서 계속 돌려대는데, 결국 현대미술의 즉흥성이라는 개념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제1공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 다양한 크기와 색깔을 공을 스타킹에 넣고 아래로 늘어뜨린 '뭉글뭉글 밀림'이 반긴다. 동굴 속 종유석을 닮았지만 알록달록 반복적이고 몽환적인 색채가 자극적이다.


털을 뒤집어쓴 커다란 박스의 조그만 구멍을 들여다보니 사방이 거울로 장식된 내부에서 무한한 빛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 것 같나요?' 그렇게 묻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털로 뒤덮인 작은 집 하나. 아이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 눈을 감고 아팠거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린 뒤 종이와 색연필로 쓰고 그린다. 아이들의 고민 상담소다.

또다른 아이들은 거문고를 닮은 악기에 활을 켜거나 모래로 그린 원숭이 무리와 도마뱀 형상들의 질감을 느끼느라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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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색채환상을 보여주는 '뭉글뭉글 밀림'



천장에서 바닥으로 얼기설기 구불구불 파이프로 연결된 수도꼭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꼭지를 틀자 물 대신 놀랍게도 소리가 귀로 흐른다. 계곡 물소리 같기도 하고 뜨거운 쇠를 식히는 물소리 같기도 하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소리들이다.

맞은편 건물 3층 '제2공장'. 입구 오른쪽 뱅글뱅글 돌아가는 옵아트(Op Art·시각적인 미술), 돌아가는 기계 톱니바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자아이들이 반한 '자동차 드로잉' 공간이 그 옆에 있다. 무선 조종 모형자동차인 RC카 바퀴가 잉크를 묻혀 하얀 도화지를 내달리자 다채로운 문양을 뿜어낸다. 맞은편에는 가로 30㎝ 크기의 정육면체 상자 수십 개가 놓였다. 각 6개 면에 그려진 명화들을 맞추는 입체 퍼즐이다. 1층에서 만난 거울 속 무한의 세계를 3층에서 사람이 들어가는 더 큰 공간에서 만난다. "자기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세요. 가장 멀리 있는 나는 어떤 것일까요?" 6면 사방에 오목거울, 볼록 거울 등 다양한 형상의 거울들이 뒤섞여 꿈같은 환상을 안긴다.



■토요일엔 더 신나요


'공장 속 예술 놀이터'는 5세 이상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생을 대상으로 미술 전시 관람을 넘어 창작과 체험활동을 직접 해보게 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금사공단이라는 이색적인 장소에서 어린이들이 오감을 통한 예술체험의 느낌을 맘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방정아 화가의 말이다. 만지지 못하고 보기만 하는근엄한 전시가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재미와 교육을 아우르는 미술이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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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통해 기계 원리를 알려주는 톱니바퀴.



이달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프로그램(매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월요일은 휴관)은 전시 관람 시간에 언제나 참여 가능하다. 토요일에는 창작활동을 접목해 미술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2개가 추가로 열린다.


토요 프로그램 중 하나는 '공장에 색을 입히다'이다. 전시실 앞 부스 벽면 현수막에 그려진 공장 아웃라인을 따라 아이들이 아크릴 물감으로 자신만의 색채를 입히는 체험이다. 이를 기획한 이욱상 부산영상예술고 교사는 "공장은 으레 칙칙하고 회색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며 "아이들이 생산현장을 마음의 색깔로 상상해서 칠해보라고 하면 아주 다른 느낌이 나오지 않을까"고 했다. 이 아이들이 자라면 공장은 기존 이미지를 넘어 밝고 화사한 이미지로 탈바꿈할 것이다. 토요 프로그램의 또다른 주제는 '조립 작품을 활용한 이동 벽화 꾸미기'. 공장 생산품이나 폐자재 등을 오브제로 써서 벽화를 직접 만든다.


참여 신청은 사전 예약해야 한다. factoryp@naver.com.


이번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미술작가는 김건영, 박재현, 우징, 배정은, 성유진, 정만영이다. 16일과 30일에는 연극 배우 홍승이 씨가 이번 전시 내용을 언어와 몸짓으로 섞어 풀어놓는 퍼포먼스 '돈키호테' 공연을 제1전시실에서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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