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
  • date
    1998
  • title
    어려운 이야기 a difficult stories
  • Material
    잡지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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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성복씨의 글을 인용해 모자이크 작업해 본 작품 

오랫동안 나는 슬픔에 대해 생각해왔다. 유독 왜 슬픔만이 세상 끝까지 뻗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슬픔 뒤에 다시 슬픔이 남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슬픔은 범속한 나뿐만 아니라, 세상 이치에 두루 통해 있는 성인들까지도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성인의 슬픔은 온통 슬픔 전체일 뿐, 다른 무엇의 對待(대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슬픔뿐만 아니라, 기쁨에도 본래 짝지을 것이 없다고. 하늘이 천둥 번개를 친 다음 노하는 것을 보았느냐고. 언제 시체가 슬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더냐고! 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지껏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생각되었던 슬픔으 ㄴ한 장의 덮개 그림처럼 떨어져내렸다. 벽도, 덮개 그림도 허깨비일 뿐이며, 그것들이 비록 양파 껍질처럼 거죽이면서 동시에 속이 된다 할지라도 허깨비 이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허깨비가 온통 허깨비 전체라면, 허깨비 아닌 실체가 따로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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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왜 슬픔만이 세상 끝까지 뻗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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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슬픔 뒤에 다시 슬픔이 남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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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범속한 나뿐만 아니라, 세상 이치에 두루 통해 있는 성인들까지도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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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젊은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